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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ook

[야스] 결핍

 

 

 

 

지은이: 야스

제목: 결핍

출간일: 2016.1.31

판형, 페이지: 국판 300p

등장인물: 백태령, 차윤범


 

하... 오랜만이라 그런지 사진이 정말 안 찍힌다...

 

 

 

 

<줄거리>

 

감정의 기복이 거의 없고, 사랑을 받아본 적도, 사랑을 해 본 적도 없으며 앞으로도 내 삶에 사랑은 없을거라고 생각하는 백태령은 서성호를 열렬히 사랑하는 권도준의 사랑에 호기심을 갖는다. 그리고 그 사랑을 관찰하기 위해 권도준과 관계를 맺는다어차피 누군가를 사랑할 일도 없고, 그래서 관계의 의미도 없다고 생각하는 백태령은 그것이 그들의 사랑을 엿보는 댓가를 지불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권도준의 근시안적이고 어리기만 한 사랑과 그런 사랑을 알고 있으면서도 모르는 척 하며 비련의 여주인공인 양 착한 척하는 서성호의 이기적인 모습을 보고 넌더리를 내며 관계를 끊는다.

그런 백태령 옆에는 항상 차윤범이 있다. 항상 함께 해주고, 질문해주며 백태령의 생각을 이해하려 하는 남자. 어느 덧 그의 온기가 깊이 스며들어 따뜻함을 느끼게 된 백태령은 차윤범이 자신을 사랑하고 권도준과 마음에도 없는 관계를 맺는 것을 지켜 봐온 것이 백태령의 진심과 깊은 마음을 얻기 위한 것임을 알고, 자신의 감정을 자각하게 된다.

 

백태령(27): 무심하고 감정의 기복이 적어서 매사 담담한 스타일.

차윤범(32): 원하는 사람을 얻기 위해 기다릴 줄 아는 남자.

권도준(29): 한심한 남자. 자신의 사랑도, 다른 이의 마음도 볼 줄 모르는 이기적이고 어린 남자.

서성호(34): 역겨운 스타일. 혼자 착한 척 하지만 이기적인 사람.

 

이번 책은 꼭 인물 소개를 하고 싶었다. 사랑의 방해자를 대하는 주인공의 자세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만든 책이라서.

 

처음 읽으면서 권도준과 마음 없는 관계를 갖는 백태령이 싫어서 덮을까 했다. 마음 없이, 혹은 계산적으로 관계 맺는다는 소재를 정말 싫어하기 때문에 원래는 읽지도 않는 편이다. 적나라한 그들의 관계가 건조하고 무미해서 더욱 눈살이 찌푸려졌지만 참고 읽었다.

권도준과 서성호의 관계는 보통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경우가 많은데 주인공이 아닌 주변인으로 등장하자 그들의 사랑이 얼마나 이기적인지 잘 드러나 보였다. 물론 이것은 어리석고 미성숙한 권도준과 이기적인 서성호의 성격 탓이 크다. 백태령이 권도준을 사랑하는 방해자가 아니라 비교적 객관적인 시선에서 냉정하게 보고 있기 때문에 더욱.

권도준의 어리석음과 인격적 미성숙도 그렇지만, 서성호의 착한 척이 더 역겨웠다. 희생하는 척, 위해주는 척, 그것은 진정한 희생도 위해주는 사랑도 아니었기 때문에 더 우스꽝스러웠다.

 

반면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무감각하고 덤덤한 듯 하면서도 객관적인 성격의 백태령은 읽으면 읽을수록 마음에 들었다.  

 

권도준을 원했던 게 아니라 권도준이 가지고 있는 게 뭔지 궁금했어. 권도준이 당신을 보면서 품는 그 감정이 뭘까 궁금하더라. 내가 가지고 있지 못했던 거, 내가 받아보지 못했던 거. 그거 참 열정적이고 따뜻해 보였거든."

“......”

그런데 당사자들은 어떨지 몰라도 옆에서 지켜보는 입장에서 참 구질구질하게 보이더라고. 빛나보이지가 않았어. 서성호만 보고 있는 권도준은 안하문인이고, 당신은 속이 하얀지 시커먼지 알 수가 없고.” <207p>

 

권도준이 마음에도 없는 여자와 결혼한다고, 말려달라고 찾아온 서성호에게 백태령이 하는 말이 어찌나 정확한지. 냉정하지 않고 객관적인 느낌이라 더 좋았다. 이런 성격이 정말 내 취향이었다.

그리고 서성호는, 정말 주변을 돌아보지 않는 건지, 보고 싶은 것만 상상하는 건지, 백태령이 당연히 권도준을 사랑하고 있을 거라고 믿으며 자신이 하지 못할 일을 하라고 등을 떠미는 것을 보니 헛웃음이 났다.

 

저와 윤범오빠의 관계가 궁금하실 거예요."

아뇨. 전 그냥 절 부른 이유가 궁금할 뿐입니다.” <218p> 

 

후반에 갑자기 등장한 방해자, 우화영은 바보 같고 짜증이 나는 민폐캐릭터를 보여주었는데, 그녀의 어리석음이 태령의 쿨하고 이성적인 면모를 더욱 돋보이게 해 주었다. 어찌나 어리석은 말만 해대는지, 우화영의 대사는 답답증을 매우 높여주었지만 백태령의 무관심과 이성적으로 흔들리지 않는 모습이 속을 시원하게 해주었다.

막장 드라마 속에서 늘 악역에게 휘둘리는 주인공들을 보면서 느끼는 답답함을 이렇게 말끔하게 해소시켜주는 주인공이라니. 이런 인물이 실제 드라마에 등장한다면 시청자들의 열렬한 환호를 받고 선풍적인 인기를 끌지 않을까 싶어 웃음이 났다.   

 

권도준이나 서성호, 우화영은 클리셰적인 캐릭터를 매우 우화시켰지만 그 클리셰가 주는 답답함을 극대화시킨 것이라고 생각한다. 백태령은 그런 답답함을 조용히 깨부수는 카타르시스를 주는 영웅이고.

 

 

 

 

사족 1.

차윤범은 기다릴 줄 알고 제대로 사냥할 줄 아는 남자지만. 백태령이 인상깊다보니 상대적으로 인상이 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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