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book

[우주토깽] Lucky Strike, Lucky Charm

 

 

지은이: 우주토깽

제목: Lucky Strike, Lucky Charm

출간일:

판형, 페이지: 346p

등장인물: 이상원, 조석희

 

 

 

 

 

<줄거리>

 

 불행의 별 아래 태어난 것처럼, 온갖 불행한 일들이 일상으로 일어나는 재수없는 소년 상원은, 반대로 기가 막힌 행운을 타고난 미국 출신 후배 조석희를 짝사랑하고 있다. 불행하지만 순수한 상원은 아버지의 전근을 계기로 용기내어 석희에게 고백하고 경멸의 눈빛을 돌려받는다. 좌절하여 집에 돌아와보니 역시나 재수없는 소년답게 아버지의 전근은 취소되어 상원을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뜨린다. 이후 석희는 노골적으로 상원을 멸시하며 눈에 띄지 말라고 하지만, 불행의 별은 오히려 더 석희 앞으로 상원을 등떠민다.

  자신의 행운이, 상원의 불행에게 지는 것 같은 느낌이 너무나 싫었던 석희는 인간말종 수준으로 상원을 괴롭히지만, 치명적인 고질병인 불면증이 상원의 옆에서만 사라진다는 파격적인 체험 때문에 상원을 옆에 두기로 한다. 석희에 대한 상원의 사랑을 볼모로 상원을 협박하여 매일 도서관에서 자신의 수면제(?) 역할을 강요하는 석희. 그 상황마저 너무나 좋은 순수한 상원.

  한편 우수한 학생들에게 파격적인 대우를 해 주는 이 학교에서, 유일하게 한 학급만 성적이 떨어지는 문제아들이 모여 있어 특수반 취급을 받는데, 전국으로 석차를 따지는 상원은 불행한 사태로 시험을 망쳐 이 반에 진학하게 되고, 우수한 성적 때문에 문제아들의 질시를 받다가 순수하고 성실한 성격을 인정받아 학급의 아이돌 취급을 받는다. 그리고 문제반 출신이라 원하는 대학 수시 원서에 필요한 학교장 추천장을 받지 못하는 상원을 위해 반 아이들은 대단한 성과를 이루어 내지만, 결국 상원의 불행이 빌미가 되어(그리고 모종의 음모로) 추천장은 좌절되고 만다.

  이 같은 사태에 절망한 상원은 석희에 대한 사랑도 팽개치고 자퇴, 기분 전환을 위해 여행을 떠난다. 상원의 순수한 사랑을 멸시하며 상원을 막 부려먹던 석희는 상원의 부재에 당황하고, 자신의 감정에 대해 제대로 자각하지도 못한 채 상원을 다시 제 곁으로 데려오고자 한다.

  석희는 자신의 행운이 상원의 불행을 물리칠거라며 당당하게 상원을 설득하고 우여곡절 끝에 두 사람은 함께 하게 된다.

 

 

  우주토깽님의 주인공들은 대부분 나쁜 놈들이 많다. 키에님 글의 주인공들이 소시오패스 같다면 우주토깽님 주인공들은 사이코패스 같은 느낌? 역시나 조석희도 상원을 막대하고, 멸시하고, 세상은 오직 자기를 중심으로 돈다. 심지어 상원의 사랑이 자신에게 피해를 끼친 것을 보상하라며 자신의 수면욕을 채우는 것에 협조하라고 협박하는 장면에서는 현기증이 느껴졌다. 뭐 이런 단순무식하게 나쁜 놈이.... 그런 협박마저 수긍하는 상원은, 또 전형적인 우주토깽님의 주인수 다웠고. 순수한 건지, 모자란 건지, 사랑 하나로 약해지고, 사랑 하나로 행복해지는 단순한 사람 같으니라고.

 

  전국 석차를 따지는 탁월한 두뇌에도 불구하고 오랜 세월 불행에 시달려온 상원은, 조금은 득도한 듯한 아량 넓은 스님 같은 성격을 보여준다. 짝사랑 상대인 석희 앞에서는 그저 자신의 사랑을 솔직하게 인정한다. '멸시하는 너를 보면 괴롭고 아프지만, 내 사랑은 사랑, 옆에 있을 수 있게 해주는 것만으로도 화창한 꿈날~! 내 사랑으로 협박? 오히려 네 옆에 있을 수 있으니 나는 이득인 것 같아, 석희야 미안'  이런 느낌.. 순수하다면 순수하지만 아방하다면 아방한. 사실 키가 거의 180이라는데, 성격이 워낙 이렇다 보니 자그맣고 귀여운 외모를 상상하게 된다. 백치 같기도 하고.

  반면에 상원은, 솔직히 말해서 거슬렸다. 내가 후회공을 좋아하긴 하지만, 이런 식으로 상대를 멸시하는 타입은 별로다. 게다가 우토님 소설 속 공들은 화내고 엎을 지언정 후회는 잘 하지 않는다. 그 전에 어벙한 수들이 울면서 사과하거나 벌벌 떨기 때문에 후회할 필요도 없고. 이런 부분이 등장하는 책들은 아무리 재미있어도 대부분 소장하지 않고 떠나보냈다. 자꾸 가시처럼 긁어대서 아프다보니 옆에 둘 수가 없었다.

 

  그리고 이야기의 재미와 사건 전개에 상당한 지분율을 차지하는 조연들. 짐승같은 그대처럼 또라이 같고, 독특한 친구들이 많이 나온다. 이 친구들이 책의 재미있는 부분은 전부 담당하고 있고, 어방한 상원을 포근히 감싸주는 역할도 맡고 있다. 개인적으로 이런 친구들 좀 있었으면 좋겠다. 약간의 민폐야 끼치겠지만은 (....정정, 지대한 민폐를 끼치는 녀석도 있지만) 진심으로 상대를 위해주는 점은 정말 좋다. 또라이 같은 면도 개성적이어서 좋고.

 

  전반적으로 재미있게 읽긴 했는데, 하나의 이야기에 같은 소재가 반복되면 재미는 반감된다. 상원이 석희 곁을 단호히 떠나서 석희를 애먹이는 장면이 뒷 권에서 또 나오는데 이번에는 석희가 상원의 위치를 알아내기 위해 상원의 문제반 친구들에게 고개를 숙인다. 석희의 곤란함이 한 차원 높아지면서(이 고난을 석희가 자존심을 숙이고 흔쾌히 감당함으로써) 그만큼 석희의 마음이 깊다는 점을 보여주려 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앞서 나온 소재가 반복됨으로써 지루함을 느꼈다. 석희도 상원도 결국은 조금도 성장하지 못한 것 같은 느낌도 들고.

 

  재미있었지만 아쉬움도 느껴지는 이야기였다.

 

 

사족 1.

열심히 작성해서 임시저장해 둔 글이 날아가버렸다.... 어쩐지 문학작품 같은 문장들이 많이 나오더라... 내가 감상문에 왜 이런 글들을 쓰고 있나 했더니 날아가려고 그랬나보다. 무척 마음에 드는 문장들이 많았는데..ㅠㅠ 그래서 설렁설렁 다시 쓴 글.

 

사족2.

불행한 아들을 지켜보며 사리를 쌓아오신 상원의 부모님들은 과연 석희의 존재와 상원의 마음을 알게 된 후 어떤 반응을 보이실지 괜히 궁금...

 

사족2.

발랄한 책 표지. 우주토깽님의 책들마다, 책 표지 날개 안 쪽에 인형사진과 간단한 한 두 문장의 글들이 있는데, 일부러 찾아본다. 개인적으로 취향임.

 

 

 

'B.book'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야스] 결핍  (0) 2017.09.18
[모리모토 슈] G DEFEND 지디펜드 46  (1) 2016.05.16
[그웬돌린] 정의로운 연애  (0) 2016.04.27
[네르시온] 사통  (0) 2016.04.22
[장목단] 상사몽  (0) 2016.04.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