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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ook

[네르시온] 사통

 

 

지은이:   네르시온

제목:   사통 1-4

발행일:   2015.11.01/ 12.27

판형, 페이지:   국판, 300p, 300p, 340p, 390p

등장인물:   유화영, 도강묵

 

 

 

 

  

 

 

<줄거리>

 

'생명의 나무'라는 신묘한 나무를 중심에 둔 천태궁의 황제를 중심으로 여러 나라가 존재하는 동양풍의 세상. 어느 날 벌레가 나타나 사람들을 해치고 사람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하게 된다. 오직 과화랍 씨들만이 벌레를 잡을 수 있는데, 사람들과 생김새가 달라 천대받던 과화랍 씨들은 자신들만이 벌레를 잡을 수 있다는 것을 무기로 삼아 점점 야망을 품게 된다.

그리고 과화랍 씨였던 유화영은 천태궁의 황제인 도강묵과 혼인을 통해 황후가 되는데, 과화랍 씨라는 이유로 지독한 차별과 무시를 당한다. 그렇게 10년, 몸도 마음도 지치고 그런 자신을 보호해주기는 커녕 외면하는 황제에게 회의를 느낀 화영은 절벽에서 몸을 던진다. 그리고 눈을 떠보니 9년 전, 황후가 된지 갓 1년이 지난 때로 회귀한 자신을 발견한다.

돌아와보니 당시에는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보이고, 황제가 자신을 사랑하는 지조차 의심을 하게 된다. 여전히 황제를 사랑하는 자신을 자조하며 과거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황제를 떠나기로 결심한 화영은 옛날과 다른 행동을 취하게 되고, 미래가 자신이 겪었던 것과는 조금씩 달라지자 불안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화영은, 자신의 10년 간을 되새기며 좀 더 깊이 있게 주변을 탐색하기 시작한다.

달라진 화영의 모습에 단지 토라졌을 뿐이라고 생각한 황제는 점점 심각해지는 화영의 반항에 불쾌감을 느끼기 시작한다. 한번도 화영을 사랑한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으나, 화영은 반드시 자신의 곁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황제는 강압적으로 화영을 억압한다.

그렇게 두 사람이 부딪히는 와중에 천태궁 밖에서는 과화랍 씨들이 위험한 행보를 시작하고, 이에 위말린 황제와 화영은 자신들을 둘러싼 진실을 깨닫고 화해의 길을 모색한다.

따로 또 같이. 어쨌든 해피엔딩.

 

 

키워드 중 후회공 키워드는 책이 완결된 후 꽤 많은 독자들에게 질타를 받았다. 개인적으로도 황제는 1만큼도 후회를 하지 않은 걸로 보인다. 성격이 너무 강해서 자신의 길을 가며 황후의 의견이나 기분을 살피지 않았을 뿐, 황후인 해할 생각은 커녕 곁에서 떨어뜨려 놓을 생각조차 하지 않았으니까. 어느 분 말마따나 오히려 후회수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후회공 키워드도 반전을 위한 복선이라고 생각하면 나쁘지 않다.

 

화영은 돌아온 후 과거를 바꾸기 위해 계속 생각하고 행동한다. 황제를 너무나 사랑해서 10년 간을 버텨왔는데, 정작 황제는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화영은 상처받았지만, 그래도 자신의 사랑을 부인하진 않는다. 아픈데 여전히 그를 사랑하는 자신을 자조할지언정 여전히 그를 걱정하고 그의 마음을 살핀다. 지난 10년의 그를 이해해보려고. 그리고 황제는, 성격이 강해서 남을 헤아려 본 적이 없는 황제는 토라졌을 뿐이라고 생각했던 화영이 정말로 자신을 떠날 작정이라는 것을 깨닫자 진심으로 분노하고 떠나지 못하도록 화영이 억압하지만 '사랑'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화영이 마침내 몰래 궁을 떠나자 모든 것을 제쳐두고 찾으러 떠나면서 화영이 바라는 것, 자신의 진심에 대해서 생각하기 시작한다. 물론 그런 것 따위보다 화영이 자신의 옆에 있는 것이 가장 중요한 사실이지만.

 

그래서 화영과 황제의 사랑이 참 예뻤다. 아무래도 지독한 상처와 후회에서 시작하는 회귀물이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가라앉은 분위기 속에서, 상처투성이에, 황제가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생각하여 충격을 받았으면서도 자신의 사랑을 부정하지 않는 화영의 모습이 강하면서도 부드러워 좋았다. 황제도 자신의 기준만을 강요하지만 그 진심은 화영못지 않게 깊고 강해서 더 예뻐보였던 것 같다. 화영이 마침내 기억해 낸 10년 전 황제의 마지막 모습은, 충격적일정도로 황제의 일방적이지만 쇠기둥처럼 강직한 마음을 잘 표현해주었다. 일순간의 망설임도 없이, 천태궁이고 세상이고 자신이 황제라는 것조차 단 한 순간도 고민하지 않고 화영에게 향한 그의 마음이 말이다.

그래서 일까? 화영과 강묵을 생각하면 연민이 먼저 느껴진다.

 

결말이 완결같은 느낌이 안 난다. 흐지부지 가다 만 것 같은, 해피엔딩인데 오픈엔딩인 것 같은 그런 느낌이다. 재미있게 읽다가 정말 아쉬웠던 점이다.

그리고 네르시온님은 글이 재미있기는 하지만 너무 아마추어처럼 글을 쓰셔서 그 점이 정말 아쉽다. 상상력은 탁월해서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능력은 있으신데, 고민도 없고, 퇴고도 없고, 사전조사도 없는 것 같아서 책의 완결성이 많이 떨어진다. 황궁예법 따윈 고민도 안 해본 듯, 대화법도 어설프고 이게 궁인지 시장인지 구분이 안 갈 정도. 조금만 고민하고 다듬어도 퀄리티가 훨씬 높아질 텐데 의식의 흐름대로 그냥 글을 쓰시는 건지...이야기는 참 신선한데 말이다. 그러니 결말도 흐지부지 되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여러모로 아쉬운 작가님. 초기작 중에 정말 좋아하는 작품이 있어서, 내 동인계 입문 계기가 된 작가님 중에 한 분이라서 더 그럴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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