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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ook

[참숯] 사랑하는 잡초

 

 

 

지은이: 참숯

제목: 사랑하는 잡초

발행일: 2014. 07. 14

판형: 국판

등장인물: 라이오넬 코르티온 애쉬, 위즈

 

 

 

 


 

 

<줄거리>

  

  세 왕자 중 가장 강력한 왕위 계승 후보인 둘째 왕자 라이오넬은 전생을 승리로 이끌어 왕위 후보로써의 입지를 굳혔으나 승전연회에서 방심한 탓에 독주를 마시고 강력한 저주에 걸려 한 순간에 눈이 멀고 온 몸에 지독한 냄새가 나는 수포가 퍼지게 된다.

  어떤 방법을 써도 낫지 못하는 와중에 충신 에반스가 어렵게 찾아온 마녀는 저주를 건 마녀를 찾거나, 진정한 사랑을 받거나, 누군가 저주를 대신 받을 경우에만 저주에서 벗어날 수 있을거라고 알려주지만 누구도 왕자의 저주를 풀어주지 못한다.

  빛나는 왕위 후계자에서 지독한 냄새의 눈 먼 봉사가 되어버린 라이오넬은 깊은 실의에 빠지고 에반스를 제외한 모두의 태도가 돌변하자 좌절을 느낀다. 1년이 지나도 낫지 못한 라이오넬은 거의 포기 상태에서 요양을 위해 왕궁을 떠나 약초사 위즈의 간병을 받게 된다. 저주를 풀 방법만 알려주고 정작 저주는 못 풀어준 까칠한 마녀가 소개해준 약초사 위즈는 지독한 라이오넬의 상태에도 덤덤하기만 하고, 저주와 병과 주변인들의 배신으로 거칠어진 라이오넬의 화풀이에도 아랑곳 하지 않으며 최선을 다해 치료에 임하고 라이오넬은 점점 위즈에게 마음을 열게 된다.

  상처가 조금씩 나아가던 와중에 왕궁에서는 왕위 계승 문제가 심각해지고, 저주에 걸렸음에도 너무 뛰어났던 라이오넬에 대한 지지가 사라지지 않으며 그가 나을때까지 계승자 결정을 미루자는 분위기가 조성되자 초조해진 무능력 왕자는 라이오넬을 제거할 결심을 하게 된다.

  눈도 안 보이는 와중에 암살자를 맞이하였으나 위즈의 희생으로 구사일생한 라이오넬은 복수도 하고 왕위도 얻으며 사랑까지 찾고자 동분서주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저주도 해소하며 해피엔딩을 맞이하게 된다.

 

 

  너무도 잘났던 사람이 한 순간의 방심으로 바닥으로 떨어져 겪게되는 상실감과 비참함, 그로 인한 히스테리와 깊은 트라우마가 생기는 과정을 라이오넬이 잘 표현하고 있다.

  승승장구 하던 사람이라 독과 저주를 당했음에도 곧 나을 수 있을 거라 믿었으나 시간이 지나도 낫지 못하는 것에 좌절하게 되고, 잘났던 외모가 지독한 수포와 수포 냄새 때문에 가려져 추해지자 진실로 사랑한다 했던 사람들이 못 참고 떠나간다. 믿었던 신하들과 자신의 것이라 생각했던 미래의 왕위 마저도 눈 앞에서 모래성처럼 사라져간다. 그로 인해 몸부림치는 라이오넬의 좌절이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1년이라는 긴 시간을 시달려 까칠하고 난폭해졌음에도 불구하고, 변함없이 자신에게 충성을 다하는 에반스의 존재에 진심으로 감사할 줄 아는 모습이 또한 좋았다. 최악의 상황에서도 주어진 유일한 보석을 놓치지 않았다는 점에서 라이오넬은 괜찮은 사람이었다. 대부분은 좌절에 부딪혀 소중한 사람마저 의심하게 되곤 하니까 말이다.

 

  잘 나아가던 중에 갑자기 수포가 악화되어 충격받은 상황에서도 고마운 위즈에게 짜증내지 않으려고 노력하던 부분이 역설적으로 라이오넬의 좌절과 고통을 보여주었고, 작은(그러나 진실한) 감정을 얼마나 크게 느끼는지를 잘 보여주었다. 암흑 속에서 고통받는 와중에도 한 줄기 작은 빛을 꺼트리지 않으려 소중하게 보듬는 느낌이랄까?

  위즈의 성격도 참 마음에 들었다. 라이오넬의 괴롭힘을 잘 견디는 건지, 잘 못 느끼는 건지 매사 담담하게 제 할일을 열심히 하는 모습이 작고 부지런한 다람쥐 같아 귀여웠다. 그러니 라이오넬이 잡초 운운하며 귀여워서 어쩔 줄 몰라하는 게 아니겠는가.

 

  눈이 멀어 내면에 갖혀 있던 라이오넬이 위즈의 변함없는 보살핌에 일상생활을 다시 시작할 자신감도 얻었다. 수포와 냄새에 자괴감을 느끼면서도 외출을 하고, 앞도 잘 안 보이면서 검술 수련을 다시 시작하며, 산으로 약초를 캐러가는 위즈를 따라 나서는 등, 소박한 일상을 영위하면서 위즈에게 애교도 부리고 장난도 치며 행복해 하는 모습이 정말 좋아보였다. 어차피 저주는 풀어지겠지만 저주에 걸려 있는 상태에서도 이미 행복해졌다는 점에서 말이다.

  절정은 라이오넬이 위즈에게 가족이나 다름없이 요양 생활을 도와준 나귀 리오와 함께 셋이서 살자고 했을 때로, 라이오넬은 새로운 삶을 찾은 것이나 다름없었다. 위즈가 그럴 수 있을리가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그 제안을 소중하게 가슴에 품고 나중에 혼자 살아가려고 했을 때, 둘이 참 아름답고 멋진 짝이라고 생각했었다. 진심으로 평범한 행복을 꿈꾼 라이오넬과 자신의 처지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만족할 줄 아는 소박하고 착한 위즈야말로 정말 멋진 주인공들이었다.

 

이야기의 반은 궁에 들어간 이후의 이야기 인데, 궁에 들어가서도 소소하게 행복해 하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다. 먹여주고, 상대가 맛있게 먹는 모습에 기뻐하고. 무엇보다 자신이 상대가 먹는 걸 보고 좋아했던 감정을 되새기며 상대도 그렇겠지 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먹는 모습이 정말 행복해보였다.

  

  위즈가 궁에 들어가서도 변함없이 마이 웨이, 자신의 삶의 방식을 고수하는 것이 정말 놀랍고 멋지게 느껴졌다. 남들이 보기에는 별 거 아닌 것 같은 직업을 사랑하고 변한 위치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생각을 관철해 나간다는 점이 정말 대단해 보였다. 싫으면서도 위즈의 선택을 지지해 세상에 다시 없을 특별한 국왕 부부를 연출한 라이오넬도 정말 사랑꾼이다.

 

 

"바지는 내가 벗을 거야. 내 바지는 미인만 벗길 수 있다!"   p25

 

  위즈를 처음 만나 치료를 위해 바지를 벗기려 했더니 당황한 와중에 헛소리가 나왔다는데, 라이오넬의 평소 성격을 알 수 있었다. (ㅋㅋㅋ)

 

 

"비가 그치면 화관을 만들어준다고 저번에 말했잖아."   

왕의 반려에게 씌워줄 관을 받으며, 위즈가 라이오넬을 데리고 살아준다고 승낙했을 때 스쳐 지나가듯 한 말이었다. 아직 기억하고 있을 줄 몰랐던 위즈는 라이오넬과 관을 번갈아 보았다.  p237

 

  이들의 사랑이 너무 예뻤다. 작은 사랑의 표현 하나에 벅차게 행복해했던 위즈와, 위즈에게 했던 말 하나도 버리지 않고 지킨 라이오넬. 이런 사랑이 또 있을까?

 

 

 

사족 1.

  사진도 제대로 못 찍어두고 보낸 게 후회가 된다. => 찍어둔 사진을 찾아서 수정.

 

사족 2.

  "쪼그매요!" 위즈 진짜 귀엽...ㅜㅜ

 

사족 3.

  244쪽부터 248쪽까지 전부 다 귀엽다. ㅜㅜ 보석 다 준다니까 "제것도 아닌 걸요" 라는 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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